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박민규- 블라블라


P.156
인간은 대부분 자기와 자신일 뿐이니까.
그래서 이익과 건강이 최고인 거야.
하지만 좀처럼 자아는 가지려 들지 않아.
그렇게 견고한 자기,자신을 가지고서도 늘 남과 비교를 하는 이유는
자아가 없기 때문이지.
그래서 끝없이 가지려 드는 거야.
끝없이 오래 살려하고...
그래서 끝끝내 행복할 수 없는 거지.

P.164
세계라는 건 말이야, 결국 개인의 경험치야.
평생을 지하에서 근무한 인간에겐
지하가 곧 세계의 전부가 되는거지.
그러니까 산다는게 이런거라는 둥,
다들 이렇게 살잖아...
그따위 소릴 해선 안되는 거라구.
너의 세계는 고작 너라는 인간의 경험일 뿐이야.
아무도 너처럼 살지 않고, 누구도 똑같이 살 순 없어.
그딴 소릴 지껄이는 순간부터 인생은 맛이 가는 거라구.


P.200

누구나 그럴 듯한 인생이 되려 애쓰는 것도
결국 이와 비슷한 풍경이 아닐까..생각도 들었다.
이왕 태어났는데 저건 한번 타봐야겠지,
여기까지 살았는데...저정도는 해봐야겠지,
그리고 긴긴 줄을 늘어서 인생의 대부분을 보내버리는 것이다
삶이 고된 이유는...어쩌면 유원지의 하루가 고된 이유와 비슷한게 아닐까, 나는 생각했었다.

P.214

서로를 간호하는 느낌으로 걸어가던 길고 긴 골목도 잊을 수 없다.
인간의 골목...그저 인생이란 병을 앓고 있는 환자에 불과한 인간들의 골목...
모든 인간은 투병 중이며, 그래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누군가를 간호하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다.

P.220

결국 열등감이란 가지지 못했거나 존재감이 없는 인간들의 몫이야.
알아?
추녀를 부끄러워하고 공격하는 건 대부분 추남들이야.
실은 자신의 부끄러움을 견딜수 없기 때문인 거지. 안그래도 다들 시시하게 보는데
자신이 더욱 시시해진다 생각을 하는 거라구.
실은 그 누구도 신경조차 쓰지 않는데 말이야.
보잘 것 없는 여자일수록 가난한 남자를 무시하는것도 같은 이유야.
안 그래도 불안해 죽겠는데
더더욱 불안해 견딜수 없기 때문이지.
보잘것없는 인간들의 세계는 그런거야.
보이기 위해, 보여지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봐줄 수 없는 거라구.

P.225

그게 나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당신도 알 듯이,
난 내가 꿈꾸는 중이라는 걸 알아요.
나와 함께 가지 않을래요?
난 딸기밭에 가는 중이에요.
실감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머뭇거릴 일도 없죠.



딸기밭이여, 영원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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